조선의 과부는 《밤에 피는 꽃》

Jardín Kim

Lead Korean Writer

한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홀아비는 이가 서 말, 과부는 은이 서 말. 홀로 된 남자는 살림을 챙기지 못하여 곤궁하지만 홀로 된 여자는 야무지고 알뜰해 살림이 편다는 뜻이다. “과부는 찬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속담도 있다. 과부는 남편 시중들 필요가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는 뜻이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들이 본인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변명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임에 유의하자.

하지만 조선 시대 과부, 특히 양반 가문의 과부는 처지가 달랐다. 원고를 쓰고 있는 현재 기준 방영 3회 만에 전국 시청률 10%를 넘긴 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는 15년 차 과부의 절절한 사연이 넘쳐난다. 얼굴도 보기 전에 남편이 죽어버린 것만 해도 억울한데, 외간 남자와 신체가 닿으면 팔이 잘리고 눈이 뽑힐 거라는 악몽에 시달린다. 먹는 것을 멀리하라는 시모의 분부에 눈물로 순종해야 한다. “하루 한 끼 풀만 먹으며 뒷간에 가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더 정갈하지 못할 텐데”라면서. 그래, 해보니까 알겠더라, 하루 한 끼만 먹으며 다이어트를 하면 변비가 생긴다는 걸. 그러면 피부가 나빠지고 배가 나온다는 걸. 심지어 대낮에 외출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다.

과부의 재혼이 금지된 건 고려 말부터 시작된 풍습이다. 조선 시대엔 과부의 수절이 더욱 권장되어 죽음으로 남편을 따르면 열녀문을 하사하고 그 가문엔 세금을 면제해 주거나 자손에게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타살을 자살로 위장해 열녀문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는데….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그렇게 꺾을 수만은 없지. 그 시절엔 사전 협의하에 과부를 이불이나 포대로 감싸 납치해서 정분을 맺는 ‘보쌈’이 있었다. 그 결과가 <보쌈-운명을 훔치다>라는 드라마. 갈 곳 없는 과부가 서낭당에서 저고리 옷섶을 찢고 서서 지나가는 사내가 보쌈해 주기를 기다리는 풍습도 있었다. 그 순간 필요한 소품은 이불보. 마음이 동한 길손은 그 이불에 과부를 싸서 함께 떠났다고 한다.

억압이 있는 곳에 예술이 있다. 과부들의 억눌린 성욕은 훗날 풍요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니, 그 예가 1990년대 비디오 시장의 히트작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다. 과부촌에 떨어진 기이한 물건 하나가 밤이 되면 정력 좋은 사내로 변해 온 마을의 과부들이 아우성을 치며 그 물건을 빼앗고자 드잡이를 친다는 내용이다. 그러니, 물꼬를 막는다고 물길까지 막을까. 과부의 밤은 길고 꽃은 밤에도 피는 법이다.

English Translation: cultureflipper.com/blog/for-a-widow-lonely-is-the-night-en
01.24.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