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National Daughters: How Thai Hearts Adopt the Cute
“Hey! I just wanted to let you know that I finally got that Butterbear mug for you!” my cousin said triumphantly over the phone, after a long successful mission. “Aww, thank you! Did you get everything you wanted? And how long did it take?” I asked. “Three hours, totally worth it. I got mugs, PJs, totes–cou …
10.07.2024
Reflecting on the Olympic and Paralympic Games
The summer of 2024 was dominated by the current edition of the Olympic Games, held in Paris from July 25 to August 11. The Paralympic Games, in turn, happened from August 28 to September 8. More than 10,000 athletes participated in the Games, plus coaches, team officials, and supporting staff. …
09.18.2024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영화 <목화솜 피는 날>
자주 쓰지 않는 노란 우산이 하나 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그 우산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제작됐고 전국 각지에서 우산을 든 사람들이 모여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비 오는 날이면 나는 다른 우산을 쓰곤 했다. 너무 눈에 띄는 건 아닐까, 누군가와 시비가 붙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였다. 잊고 살면서 잊지 않겠다는 우산을 쓰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10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진도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했다.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이 타고 있던 배가 속수무책으로 가라앉았다. 사망자는 304명, 대부분 선실에 있으라는 지시에 순종했던 고등학생들이었다. 그날, 사무실에서 일하던 나는 동료들과 뉴스를 보며 무심한 잡담을 나눴다. 제주도로 가던 배가 사고 났대. 거의 구출됐나 본데? 어쩌나, 수학여행은 망했구나. 그 뒤로 참담한 뉴스가 숱하게 쏟아졌지만, 내가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그 말들이다. 아무렇지 않게 책상 너머로 오가던 일상의 언어들이다. 그리고 10년이 흐르는 사이, 누군가의 일상은 사라졌다. 누군가는 절망 속에 살았고, 누군가는 그 절망을 기억하려 했고, 누군가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 했다. 그중 몇몇은 영화를 만들었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출연한 <생일>은 그날 떠난 아들의 빈자리를 끌어안고 사는 가족들의 …
05.29.2024
피곤한 여행자들이여, 찜질방으로 오라
20년쯤 전에 난생처음 찜질방에 갔다. 9박 10일에 걸친 장기 출장으로 아홉 번의 야근과 아홉 번의 회식에 시달린 다음이었다. 피로도 풀고 알코올도 씻어내고 싶었다. 현지 스태프 말로는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찜질방이 있다던데, 정말 그렇게 전망이 좋다면 카페나 호텔을 지었겠지, 반신반의하며 들어선 찜질방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아무리 바닷가 도시라고 찜질방에 오션뷰 테라스라니.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게 하나 있었다. 여기, 생맥주를 팔고 있어! 열 개 넘는 각양각색 방을 들락거리며 찜질을 마친 후배와 나는 보송해진 피부로 테라스에 앉아 수평선 너머 일몰을 감상하며 생맥주를 들이켰다. 찜질방이란 정말 좋은 거구나. 그 후 나는 지방 장기 출장이 있을 때마다 지역 최고의 찜질방을 찾는 찜질방 사냥꾼이 되었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우나가 있어 사람들은 온갖 방식으로 땀을 흘린다. 그중에서 한국의 찜질방은 무엇이 다르냐고 묻는다면, ‘방’이라고 답하겠다. 한국의 전통적인 난방 방식은 바닥에 놓인 돌을 데워 온기를 공급하는 온돌인데, 찜질방 대부분은 바닥에 앉거나 누워 몸을 지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 찜질방의 기원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1994년 부산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진 편이다. 방의 재질은 다양하다. 황토방, 자수정방, 옥돌방, 편백나무방, 소금방, 맥반석방…. 그중 독보적으로 뜨거워서 나는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한 방은 …
05.10.2024
물가 폭등의 시대, 공기처럼 값싸게!
이 세상 수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사놓고 쓰지 않는 물건이 너무 많다. 물론 이유도 있고 사연도 있다. 손 마사지기와 미니 마사지기와 두피 마사지기. 꺼내기 귀찮다. 전자레인지용 구이 팬. 맛없다. 진동 세안 브러시. 브러시를 빨아서 말려야 한다는 걸 생각 못 했지. 도자기 찜기. 쓰기 전에 묽은 쌀죽을 한 번 끓여야 한다는데 6년째 못 끓이고 있다. 하지만 드디어 현명한 소비를 했다. 10년 넘게 고민한 끝에 사버린 에어프라이어. 한 달간 열 번은 썼나 보다. 기름 대신 뜨거운 공기로 음식을 튀기는 에어프라이어는 몇 년간 천대와 멸시에 시달리던 물건이었다. 그걸 쓰면 튀김 맛은 역시 기름 맛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게 된다는 거였다. 귀찮으면 그냥 오븐을 쓰라고. 그게 함정이었다. 집에 오븐이 있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까마득한 옛날 우리 집에도 오븐이 있었다는데, 엄마가 쿠키도 구워줬다는데, 아무 기억이 없다. 그 오븐은 세련된 주부를 꿈꾸었던 우리 엄마 한때의 허세. 대부분 한국인은 냄비와 프라이팬만 있으면 굽고 끓이고 볶고 튀기는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다. 좁은 주방에 오븐을 들일 여유가 없기도 하고. 그런데 에어프라이어는 작다. 청소가 쉽다. 가격이 싸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창고형 마트의 에어프라이어를 사려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제품이 입고되는 시기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왔다. 2020년 말 한국의 에어프라이 …
04.10.2024
학교 옆에 등산로, 등산로 옆에 맛집
관광객이라곤 없는 스페인 소도시 변두리였다. 보기 드문 동양인이 신기했는지 나를 흘끔거리던 할머니가 물었다. “어느 나라 사람인가?” “한국이요.” 할머니가 반색했다. “아, 거기는 산이 그렇게 많다며?” 흠칫. 어떻게 그게 여기까지 소문이 났지? “맞아요.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에요.” 부끄러워라. 30년이 넘도록 잊히지도 않는 교과서의 한 대목을 읊조리다니. 할머니는 만족했다. “우리는 들판이 이렇게 넓은데!” 아, 네, 좋으시겠어요. 저는 평지에 있는 학교 한번 다녀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산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인은 등산을 좋아한다. 2022년 산림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이나 숲길 체험을 한다고 한다. 원래 중년과 노년 등산객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코로나로 야외 활동이 위축되면서 나 홀로 혹은 친구들과 단출하게 등산을 즐기는 20대와 30대도 대거 유입됐다. 그에 따라 등산복도 변화했다. 알록달록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등산복에서 레깅스와 맨투맨, 아노락 등으로 구성된 온건한 차림새로. 하지만 젊은이들의 레깅스가 낯부끄럽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어 세대 갈등이 촉발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https://www.flickr.com/photos/mcstkorea/18586056152/in/photostream/ 어쨌든 높은 산에 올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체력도 단련하니, 등산이란 이 아니 좋을쏘냐. …
03.27.2024
14일이다, 지갑을 열어라!
장을 보러 갔더니 삼겹살 세일을 하고 있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삼겹살이 모래성 무너지듯 사라지기에 나도 본능적으로 인파를 헤치고 나아가 한 팩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시름에 잠겼다. 내가 마지막으로 집에서 삼겹살을 구운 게 어언 27년 전이던가. 기름이 무진장 튀어서 다신 하지 않았지. 내가 이걸 왜 샀을까,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살자. 착잡한 마음을 달래려 인터넷에 들어갔다가 깨달았다. 오늘은 3월 3일, 삼겹살 세일을 했던 까닭이 있었구나. 한국의 3월 3일은 삼겹살데이니까. 삼겹살데이는 2003년 돼지 구제역으로 피해를 당한 농가를 돕기 위해 생겼다고 한다. 지금은 평소에도 많이 먹는 삼겹살을 오늘도 먹어보자, 정도의 핑계가 되긴 했지만. 참고로, 예로부터 음력 3월 3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짇날이다. 한국에는 삼겹살데이 말고도 숱한 ‘데이’가 존재한다. 11월 11일은 연인이나 가족에게 1자 모양 과자 빼빼로를 선물하는 빼빼로데이다. 제조사에 의하면 1990년대에 영남 지역 여학생들 사이에서 퍼진 풍습이라고 하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어쨌든 빼빼로 1년 매출의 50% 이상이 빼빼로데이에 나온다고 한다. 난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지만, 괜찮다. 난 원래 빼빼로를 안 먹는다고. 흥, 빼빼로 따위! 선물은 내용보다 포장과 기분이라지만, 그깟 빼빼로 따위! 2월 14일이 밸런타인데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데 …
03.20.2024
내 나이 일흔, ‘스밍’을 하노라
집 근처 공연장 앞을 지나던 길이었다.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와 부채, 머리띠 같은 굿즈를 파는 부스 앞을 지나는데… 뭔가 이상한데…. 아, 굿즈를 사러 모여든 손님 대부분이 예순은 너끈히 넘어 보이는 어르신들이었다. 열기가 끓어오른다기보다는 신바람이 넘쳐서 어깨춤이 절로 나올 듯한 분위기랄까. 그곳은 <미스터 트롯> TOP7 콘서트장이었다. 트로트는 ‘성인가요’나 ‘뽕짝’이라고도 불리는 한국 대중음악 장르다. ‘성인가요’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예나 지금이나 어르신들이 즐기는 장르지만, 어린아이들도 트로트 한두 곡쯤은 구성지게 불러 젖히곤 한다. 명절이나 환갑잔치에서 트로트를 부르면 용돈 액수가 달라지니까. 트로트에는 크게 구슬픈 계열과 흥겨운 계열이 있는데, 흥겨운 계열의 경우, 젊은이들도 흥을 돋우며 대동단결하는 용도로 자주 부른다. 같은 노래를 다 함께 목청껏 부르노라면 오늘 만난 신입생이 죽마고우가 되고 쓰디쓴 소주가 사이다보다 달콤해지는 거지. 어쨌든 대체로 공원에서 술판을 벌이는 불량한 어르신들 곁을 지날 때나 듣던 트로트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난생처음 듣는 가수의 목소리였다. 이건 뭐지, 송가인이 대체 누구지. 그렇다, 송가인. 시즌 1의 우승자, 대한민국 트로트의 판도를 바꾼 거물,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고향 진도에 송가인 공원까지 생긴 전설. 그리고 시즌 1에서 임영웅이 우승하면서 세상이 달라졌다. 칙칙했던 노년의 …
03.13.2024
민들레를 사냥하는 계절
인간과 잡초의 역사를 다룬 책 <미움받는 식물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미국인들은 잔디밭 풍경을 망친다는 이유만으로 민들레를 몰아내고자 강력한 제초제를 개발했다고. 왜 그랬을까, 민들레가 보기 싫으면 먹어서 없애면 될 텐데. 한국에선 연한 민들레 잎을 따서 된장에 무치고 김치와 장아찌도 담그는데. 하얀 민들레는 몸에 좋아서 약으로 쓰고 차로 끓인다던데. 민들레처럼 누군가의 눈에는 잡초로 보이는 작고 보잘것없는 식물들. 그걸 한국인들은 ‘나물’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나물은 계절이 바뀌는 신호다. 시장에 냉이가 나오면 겨울이 가나 보다 하고, 두릅이 나오면 이제 진짜 봄이로구나 한다. 날이 더워지면 호박잎을 쪄서 쌈을 싸기 시작한다. 나물은 제철이 짧기 때문에 가끔은 등을 떠밀리는 기분도 느낀다. 향긋한 유채나물을 먹을 수 있는 기간은 2월에서 4월까지. 한 번이라도 더 먹으려면 서둘러야만 한다. 그렇다면 겨울엔 뭘 먹어야 할까. 제철 나물을 데치거나 삶아 말린 ‘묵나물’이 있다. 신선하지는 않지만 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좋아진다. 나물은 먹는 법도 다양하다. 보통은 살짝 데쳐서 된장이나 참기름에 무친다. 이건 반찬으로도 좋지만 몇 가지를 밥에 얹어 고추장에 비비면 외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는 비빔밥이 된다. 된장국 재료로도 훌륭하다. 냉이나 달래, 쑥을 넣은 된장국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맛과 향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음식으로 태어난다. 곰취나 호박잎은 그냥 데치기만 해서 쌈장을 …
03.06.2024
한국의 카페에서 길을 잃다
음료를 주문하고 진동벨을 받아 엘리베이터에 탄다. 4층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가면 루프탑. 어디에 앉을까 드넓은 실내를 둘러보며 한 층 한 층 걸어 내려오는데 벌써 벨이 울린다. 이런. 서둘러 2층에 자리를 잡으려니 중년 남성인 일행이 거부한다. 대형 곰돌이 인형 포토존까지 있는 귀여운 공간은 싫다는 거다. 루프탑은 햇살이 강렬하고 4층은 좌식이어서 아이들이 많고. 그렇다면 논밭 뷰가 한눈에 들어오는 무난한 3층으로 가자. 먼저 앉아있을 테니 못 찾겠으면 전화해. 오다가 길 잃어버리지 말고. 여기가 어디일까. 흔하디흔한 한국의 ‘대형 카페’다. 2018년 파주에 공장을 개조한 카페가 문을 열면서 대형 카페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서울 근교인 김포와 파주 등이 먼저였고 차츰 지방에서도 경치 좋은 외곽을 중심으로 대형 카페들이 속속 문을 열었다. 컨셉은 다양했다. 식물 카페(식물이 많다), 유럽풍 카페(유럽풍이다), 노을 맛집 카페(노을이 좋다), 호수 뷰 카페(호수가 보인다), 핑크뮬리 카페(정원에 핑크뮬리가 있다), 계곡 카페(계곡 앞에 있다)…. 대부분 천정이 높고 주차가 편하고… 비싸다. 음료도 비싸고 빵과 케이크도 비싸다. 그리고 리뷰에 이런 문장이 흔히 등장한다. “커피 맛은 보통이지만 맛이 중요한가요?” 그럼 뭐가 중요하다는 거지. 앞에서 나열한 대형 카페의 특징을 다시 보자. 뷰와 인테리어와 정원을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의 대형 카페는 마 …
02.28.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