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이다, 지갑을 열어라!
장을 보러 갔더니 삼겹살 세일을 하고 있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삼겹살이 모래성 무너지듯 사라지기에 나도 본능적으로 인파를 헤치고 나아가 한 팩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시름에 잠겼다. 내가 마지막으로 집에서 삼겹살을 구운 게 어언 27년 전이던가. 기름이 무진장 튀어서 다신 하지 않았지. 내가 이걸 왜 샀을까,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살자. 착잡한 마음을 달래려 인터넷에 들어갔다가 깨달았다. 오늘은 3월 3일, 삼겹살 세일을 했던 까닭이 있었구나. 한국의 3월 3일은 삼겹살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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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이 밸런타인데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데 한국의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었고, 지금은 연인들이 서로 뭔가 비싼 걸 선물하는 날로 진화했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호텔 스위트룸과 샴페인 패키지가 출시된 걸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요즘 애들은 밸런타인데이를 이렇게 보내는구나. 흥, 그깟 스위트룸 따위! 하지만 아시아 지역 외의 사람들에게 화이트데이는 낯설 거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다. 사탕보다 초콜릿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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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ranslation: cultureflipper.com/blog/happy-unofficial-holidays-en
Japanese Translation: cultureflipper.com/blog/happy-unofficial-holidays-ja
03.2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