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

Jardín Kim

Lead Korean Writer

한국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나라다. 그래서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고 배웠는데… 어린이들을 농락하는 거짓이고 기만이었지. 1년 내내 그 계절이 그 계절 같은 나라에서 살고 싶다. 수도권 기준 한국의 한여름 기온은 섭씨 30도가 넘고 한겨울 기온은 영하 10도 아래다. 연교차가 어마어마하다.

그리하여 여름이면 폭염 대책을 고민하고 겨울이면 한파 대책에 골몰한다. 철통같은 삼중 새시에 보일러를 29도쯤으로 맞춰두고 살면 걱정이 없겠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일개 서민. 삭풍이 불면 창문이 흔들리는 나의 작은 집. 게다가 전기와 가스 요금도 무섭도록 오르고 있으니 생활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11월이 되면 일단 전기장판을 꺼낸다. 따뜻한 침대에 몸을 묻고 차가운 코끝을 어루만지며 건강 상식을 떠올린다. 발은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 그러고 살면 건강에 좋다더라.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이성으로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해야지. 그다음엔 내복을 꺼낸다. 24시간 침대에서만 보낼 수는 없으니까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내복을 껴입으면 보일러를 틀지 않고 웬만큼 버틸 수 있다. 내복을 입으면 체온이 3도에서 6도 정도 올라간다고 한다.

하지만 12월로 넘어가 진정한 겨울로 접어들면 도리가 없다. 실내 기온을 높여야 한다. 뽁뽁이와 문풍지가 등장할 차례다. 뽁뽁이, 점잖은 말로 에어캡을 창문에 붙이면 실내 온도가 2~3도 높아진다. 요즘은 단열 전용 뽁뽁이도 나와 있다. 예전엔 종이로 만들었던 문풍지는 창문과 창틀 틈을 막는 물건인데, 지금은 스펀지나 비닐 테이프로 대체됐다. 바람만 안 들어와도 그게 어디냐.

올해는 나온 지 오래되지 않은 신문물에 도전할까 한다. 해마다 겨울이면 그 전설적인 효과가 인터넷 맘카페를 휩쓸곤 하는 물건, 다름 아닌 난방 텐트. 이 난해한 이름은 어떤 뜻을 담고 있을까. 그런 거 없다. 말 그대로 텐트다. 캠핑하면서 치는 그 텐트. 보온과 보습 효과가 뛰어난 특수 원단으로 제작해 온기를 가두고 습도를 유지하여 춥고 건조한 한국의 겨울에 제격이라는 바로 그 텐트. 바닥에 설치해도 되고 침대 위에 얹어도 된다. 매트리스 고정용 밴드까지 있다!

한겨울에 한국 방문 계획이 있다면 한 가지를 더 추천한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패딩. 지퍼를 올리고 후드를 뒤집어쓰면 당신은 이미 대한 외국인. 보이지 않는다고 내복을 빼먹으면 곤란하다. 보이지 않는 데까지 챙겨야 진짜인 거다.

English Translation: cultureflipper.com/blog/winter-winter-cold-and-ice
12.27.2023